로스팅
색상으로 구분하는 방식은 커피를 소비하는 국가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면 SCAA(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 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는 8단계로 나누어 Very Light부터 Very Dark로 구분하고 있으며, 이를 수치화한 색상표(Agtron)를 사용한다. 원두의 색깔을 다른 명칭으로 부르는 구분방법도 있는데, 이 구분법에서 북미 지역은 6단계를, 일본은 8단계 구분법을 주로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구분법을 사용하는 로스터들이 비교적 많다.
에스프레소의 경우 시티~풀시티 정도로 로스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드립용은 미디엄 로스팅을 하게 된다. 로스팅 단계별로 맛의 특징이 달라지므로, 목표로 하는 추출 시간과 입자의 크기, 추출법에 맞춰 로스팅을 하게 된다.
두 번째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크기의 변화다.
로스팅을 마친 원두는 생두에 비해 체적이 증가하게 되는데,
생두가 머금고 있던 수분이 증발하면서 그 압력으로 인해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다. 크기의 변화는 수분 함량 2) 과 생두의 품종, 생육고도, 가공 방식과 보관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체적이 증가하게 되면서, 생두의 표면을 감싸고 있던 얇은 막(Silver skin)이 벗겨진다. 종종 로스터기 주변으로 흩날리는 먼지를 볼 수 있는데, 생두가 팽창하면서 벗겨진 실버스킨 조각이다.
세 번째는 소리인데, 체적이 증가하는 과정에서 증기압이 생두를 뚫고 나오는 순간에 발생하는 소리다. 이것을 크랙(Crack) 3) 이라고 한다. 크랙은 생두의 상태변화를 알려주는 표시로서, 로스팅의 진행도를 알려주는 중요한 기점이 되기도 한다. 온도 조절의 시점이 되기 때문이다. 크랙 발생하는 시점은 생두 상태나 로스팅 온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강하게 로스팅 할 때에는 1차를 넘어 2차 크랙까지 진행되기도 한다. 크랙이 발생하게 되면 팽창하던 압력이 빠져 나가면서, 약간의 체적 감소도 일어난다.
네 번째는 무게와 비중이 감소다. 앞서도 밝혔듯이 열이 가해지면서 수분의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수분은 생두의 내부까지 열을 전달하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끓는점 이하의 온도에서 해당되며, 100℃ 이상 올라가게 되면 팽창과 증발이 진행되면서 오히려 열전달을 방해한다. 또한 체적은 커졌지만 무게는 줄어들면서 비중 역시 늘어나게 된다. 결국 로스팅은 수분을 증발시켜 세포를 부풀게 하며, 생두의 색상을 변화시키고 그 안에 있는 여러 물질들의 화학적 변화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로스팅 포인트:
1. 'full city'는 고열에 의한 화학적 반응으로 쓴맛과 바디감이 좋다. 일반 저가용 커피에서 나는 잡내를 없애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포인트이다.
특징, 2차 팝핑이 완전히 끝난 상태. 커피 내피까지 완전히 터져 커피 외형에 오일이 많이 묻어 나온다.
2. 'city'는 적당한 온도의 2차 팝핑이 막 시작할 때 배출한다. 주로 프리이엄급 커피에 사용되는 포인트이다.
특징: 커피 고유의 향과 맛, 약한 바디감과 구수한 맛을 낸다.1주일 정도 숙성이 되면 오일이 약간 번져 나온다.
3. 'high'는 적당한 온도의 2차 팝핑이 일어나기 전 상태에서 배출한다. 최고급 커피의 고유의 맛과 향을 살리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포인트이다.
특징: 커피 고유의 향과 맛, 구수한 맛과 신맛이 잘 어우러져 깔끔한 맛을 낸다.1주일 정도 숙성이 되어도 오일이 번져 나오지 않는다.
4. 'medium'는 고열에서 1차 팝핑이 일어나고 나면 바로 배출한다.
특징: 커피 고유의 향과 맛, 신맛이 아주 강해서 에소프레소 머신용 커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가끔 커피메니아층에서 드립으로 즐긴다.
5. 'full city'이상의 포인트는 권장하지 않는다. 커피의 고유의 맛보다 쓴맛과 약간 탄맛이 난다. 보통 유럽에서 강한 커피맛을 즐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